프랑스대표 빵인 바게트빵의 ‘빵 평등권’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프랑스는 주식이 빵이고 우리나라가 세끼를 밥으로 먹는것처럼 프랑스는 빵을 세끼로 먹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빵에 대한 자부심이나 전통을 이어가는 빵집들이 많습니다. 이 바게트빵이 탄생하기까지 역사적으로 많은 이야기가 있는데요. 그 이야기속으로 한번 들어가보겠습니다.
바게트빵이란
빵집에 가면 유독 길다란 모양을 한 빵이 있는데 바로 바게트빵입니다. 프랑스 바게트빵은 깊은 문화역사가 담겨있는 이유로 인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습니다. 프랑스 빵집은 프렌차이즈처럼 찍어내는 빵이 아니라 자신만의 레시피로 오랜 전통을 이어가는 빵집들이 많습니다. 프랑스어로 바게트뜻은 지팡이나 막대기를 말하는데 이는 빵의 길다란 모양때문에 붙여진듯 합니다.
빵 평등권이란
빵 평등권이란 신분과 관계없이 누구나 같은 품질의 빵을 사 먹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이러한 법이 왜 탄생하게 된 것일까요? 18세기 프랑스 사람들은 신분에 따라서 사먹을 수 있는 빵이 달랐습니다. 귀족들은 희고 부드러운 빵을 먹었고 서민들은 검고 거칠은 빵을 먹어야만 했습니다. 특히 흉년이 들던 시기에는 심각하게 식량이 부족해지고 빵값도 폭등해 가난한 서민들은 껍질도 벗기지 않은 질 낮은 빵들을 겨우 구해서 먹을 수 있었습니다. 반면에 부자인 귀족들은 식량부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풍족하고 질좋은 빵들을 버터까지 넣어 먹고 있었습니다. 먹고 있는 빵의 색깔이 신분의 상징이자 불평등의 상징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여기에 소금세(Gabelle)라는 것까지 부과하게 되자 프랑스 대혁명에 불을 지피게 됩니다. 소금세란 모두에게 평등하게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귀족들은 서민들에 비해 엄청 낮은 세금을 내고 면제제까지 해주는 경우였습니다. 현 시대와 비교하면 완전 반대인 세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많은 세금을 걷어 귀족들에게 풍요로운 삶을 살게하는 시스템이었다니…혁명이 일어날만한 일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점점 상황이 나쁘게 흘러가자 부랴부랴 빵 평등권이라는 것을 내놓았는데요.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오직 한 종류의 빵만 만들어 팔아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구체적인 내용들을 보자면 빵을 만드는 사람들은 반드시 밀가루 4분의 3과 호밀 4분의 1을 혼합해야 하고 길이는 80센티, 무게는 200그램으로 빵 구격까지 정하게 됩니다. 심지어 이를 어길시 제빵사들은 감옥에 갈수 있다는 조항까지 만들게 됩니다. 본래 바게트 빵은 두껍고 둥근 모양이었다고 하는데요. 이런 모양으로 만들려면 제빵사들은 오븐 옆에서 밤새 뜬눈으로 일해야만 헀습니다. 이로 인해 제빵사를 위한 노동법이 개정되고 밤 10시부터 4시까지는 일을 할수 없도록 바뀌게 됩니다. 그래서 좀더 시간이 적게 걸리는 지금의 길죽한 바게트빵으로 변화한 것입니다. 이렇게 바게트는 프랑스 역사와 문화가 깊이 담겨있어 세계문화유산으로까지 지정하게 된 배경이 된 것 같습니다. 다만 그런 문화역사로 인해 바게트 가격을 마음대로 올린다는 것은 매우 힘든일이라고 합니다. 코로나로 수많은 사업장들을 정부가 폐쇄했을 때도 빵집은 필수로 지정해 영업을 하도록 해줄만큼 프랑스인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식품입니다. 그런데 요즘 프랑스에서는 전기료의 엄청난 폭등으로 인해 빵질들이 폐업해야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하는데요. 그런 상황속에서도 빵가격을 마음대로 올리지 못하니 폐업을 고려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 같습니다.
한국 빵 가격이 프랑스보다 비싼이유
우리나라는 빵집에서 밀가루가 들어가 있으면 모두 빵으로 칭합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 빵의 의미는 조금 다르다고 합니다. 일단 빵을 세분류로 나누는데요. 첫번째로 바게트/깜빠뉴, 두번째로 크로아상/브리오슈등, 세번째로 마카롱/에끌레어 등으로 분류됩니다. 프랑스에서 말하는 빵이란 첫번째 바게트와 같이 밀가루와 이스트, 물, 소금만 들어가는 빵을 말한다고 볼수있습니다. 크로아상 조차도 계란과 버터가 들어가서 빵으로 분류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소세지도 들어가고 하는 빵들은 모두 간식이나 디저트로 보는것이 맞겠네요. 그리고 프랑스보다 우리나라 빵들이 세배나 비싸다고 하는데요. 지금도 프랑스인들은 빵가격이 많이 오른거라고 하는데 그보다 세배나 더 비싼 우리빵은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그 이유를 몇가지 추정해보자면 우유나 버터가 많이 들어가는 이유도 있을테고(우유값이 비쌈), 프랑스는 세끼를 주식으로 먹고 있다보니 국가가 어느정도 가격통제가 이루어집니다.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통상적으로 4일에 한번 20그램 정도를 먹는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주식이 아닌 식품에 해당되다보니 정부에서 라면처럼 가격을 통제할수가 없는 것이죠. 요즘 바게트빵 가격이 대략 4500원 정도 하는 것 같은데 프랑스는 1500원 정도에 사먹을수 있겠네요. 부담없이 세끼로 먹을 수 있는 가격입니다. 우리나라도 그정도 가격이 적당한게 아닐까 싶은 생각은 들지만 그럼에도 빵집들이 잘 유지되는것을 보면 간식으로 먹는 수요가 엄청난게 아닌가 싶습니다.
끝으로
이상으로 프랑스 바게트빵 문화와 역사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오랫동안 바게트빵은 사먹지 않았는데 생각난김에 한번 사먹어봐야겠습니다. 가격이 프랑스처럼 착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빵가격뿐만 아니라 모든 식품가격이 많이 올랐습니다. 빵순이 빵돌이라면 가격부담에 자주 사먹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격이 이렇게 게속 오르면 집에서 만들어 먹는 방법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온라인에 보면 생지가 잘 나오던데 에어프라이같은 조리기구를 이용하면 저렴하면서 따끈한 빵을 즉석에서 즐길 수 있을테니까요.